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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융복합 작가 릴레이 인터뷰 (2) 미디어아티스트 권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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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작가 릴레이 인터뷰

(2) 미디어아티스트 권순왕


  독립운동 열사를 다룬 영화 ‘암살’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의 흥행으로 영화 속에서 배우 조승우가 열연했던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1898~1958)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런 까닭에 약산 김원봉 선생을 주제로 2년째 작업을 해오고 있는 권순왕(47) 작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마침 서울 연희동 쌀롱 아터테인에서 약산 김원봉을 다룬 ‘약산 진달래’ 展을 열고 있는 권 작가는 홍대 판화과를 졸업한 판화가로 판화 뿐 아니라 유화,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융복합 작가다. ‘파니즘’이라는 고유의 미술용어를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권 작가를 만났다.
<편집자 註>




판화전공자이면서 유화와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미디어아티스트 권순왕.


- 판화를 전공하고 유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판화 전공자다. 판화라는 게 지금까지 파고 찍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에디션을 많이 내는 것에 주력했는데 나는 그것에 거부감이 있었다. 체질적으로 시스템에 나를 가두는 것을 거부하는 DNA가 있다. 그래서 보다 다양하게 나의 성질들을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 융복합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왔나.
▲1995년 첫 개인전 때 문틀을 떼어다가 옷을 부착하거나 화면을 뚫어내는 작업을 전시했다. 당시 전시에서 나 스스로 복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때 ‘복’자를 우리가 알고 있는 복(複)과 다르게 다시 복(覆)자를 썼다. 이후 2000년에는 연극영화 전공으로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과정에 들어갔다. 당시 주변 사람들이 배우나 영화감독이 되려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나 나는 미술을 다른 방법으로 풀어보고 싶어서 갔다. 그곳에서 연극영화를 공부하면서 몽타주 이론을 배웠다. 몽타주라는 말이 편집하고 조립한다는 의미인데 이 방법론으로 미술에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영상매체를 이용하게 됐다.

- 영상과 미술을 어떤 방식으로 접목했나.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판화로 제작했던 이미지들을 잘라서 움직이게 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사람의 얼굴을 절반씩 촬영해서 두 명의 얼굴을 붙여서 보여주는 영상도 제작했다. 그러다 2004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레지던시에 입주해서 활동하다 국제 교환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에 교환 작가로 가게 됐다. 박병성 박사가 외규장각 의궤 반환운동을 하고 있을 때여서 외규장각 의궤와 직지심체요절이 있는 곳을 찾아가 보는 기획을 했다. 찾아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최근에는 타 장르의 작가들과 협업하는 ‘분홍섬 공공체-뚫린 자리 꿰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전통 침선가, 재즈뮤지션, 현대미술가 4인이 함께 하는 협업전이다. 분야가 전혀 다른 작가들이 모여서 하나의 주제를 풀어내는 전시다. 4.3항쟁으로 상처의 역사를 가진 제주가 시간이 지나 관광객과 중국자본이 몰리는 곳이 됐다. 레드콤플렉스의 빨간 색이 옅어져 분홍색으로 변했다는 의미에서 분홍섬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첫 전시를 했고 서울 대학로 정미소에서 두 번째 전시를 한다. 서울 전시 후에는 유럽에서도 전시할 계획이다.



<가려진 지속-약산>, 2015, 프린팅, 91 x 60.5cm


-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암살’에 등장하는 독립운동가 김원봉 선생을 다룬 전시 ‘가려진 지속-약산’이 화제다.
▲2년 전 밀양을 방문했다 독립운동가인 약산 김원봉 선생에 대해 알게 돼 큰 감동을 느껴 작업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일제 때 의열단을 조직해 무장 독립운동을 했던 약산은 해방을 맞은 뒤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끌려가 취조를 당한 후 모욕감에 집으로 돌아와 사흘을 울었다고 한다. 그 자료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 그때 그 눈물은 아마도 피눈물이었을 것이다. 그 피눈물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캔버스에 약산의 사진을 프린팅 한 다음 상처를 의미하는 칼자국을 내고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앞으로 밀어 넣어 마치 피눈물이 나온 것 같은 느낌을 냈다. 마침 영화 ‘암살’의 흥행으로 많은 국민들이 약산을 알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월북했다는 이유로 역사에서 지워졌지만 김원봉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민족주의자다. 그런 의미에서 민족주의자 김소월의 시에 나오는 영변의 약산과 김원봉의 호 약산을 중첩하는 제목을 사용했다.



<Red 2- 지금 어디에도 없는>, 2014, 비디오 1min, 천, 설치, 빔 프로젝트, 유중아트센터


- 이처럼 다양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판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거기에만 머물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저 작가는 어떤 작가라고 규정되는 게 싫었다. 어떤 작가라고 규정되지 않고 계속 변화하고 싶었다. 긴 시간을 통해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라는 걸 말해야 한다고 본다. 박사논문 이후 논문 두 편 썼는데 ‘개념판화’라는 용어를 썼다. 목판화, 석판화 등으로 구분하기보다 판화의 본질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광범위한 용어로 ‘파니즘’이라는 용어를 스스로 만들었다.

- 파니즘은 무슨 의미인가.
▲처지, 판국, 형편을 타내는 말인 ‘판’이라는 단어에 주의를 의미하는 이즘(ism)을 결합시킨 조어다. 20세기가 사조(思潮)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사조가 없어진 시대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21세기에 다시 사조를 주장해보고 싶어서 파니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야생의 파니즘’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기획해서 열 예정이다.

- 다양한 작업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꾸준한 작업적 철학은 무엇인가.
▲‘가려진 지속’이다. 2005년부터 역사와 시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해왔는데 그 제목을 ‘가려진 지속’으로 했다.

- 가려진 지속은 어떤 의미인가.
▲가려졌다는 건 ‘우리가 보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속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그게 역사일 수도 이야기일 수도 시간일 수도 흔적일 수도 있다. 가려져있는 진리 같은걸 담고 싶었다. 근대사를 주로 다루는데 맥아더 인천상륙작전, 스탈린이 체코에 보낸 한반도 관련 편지, 원자폭탄 등을 주제로 했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한 작업을 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텍스트를 잔디밭에 판화처럼 팠다. 약산 김원봉 선생에 관한 작업도 훌륭한 독립운동가인데 내가 왜 몰랐을까 싶었다. 가려진 진실의 좋은 모티브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으라 - 레퀴엠의 다리에서>, 2014, 비디오, 2분, 서울환경연합 마당


- 융복합 작업의 매력이나 장점이 있다면.
▲설치물은 평면회화와 달리 건축의 공간속에서 볼 수 있다. 또 어둠 속에서 영상물을 볼 때는 평면회화를 볼 때 보다 한 공간에서 좀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사각형의 틀을 벗어나 공감각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부분을 지향했다. 그래서 영상물을 끌어들여 유리판 속에 넣어서 비디오를 튼다든지, 천에 구멍 뚫어서 빔 프로젝트를 투사한다든지, 하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Daegu Media Art Biennalle Special Exhibition, 2012


-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지속해나갈 계획인가.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역사에 대해 관심을 유지할 생각이다. 최근 아트라디오에 출연했을 때 서울 시향 바이올리니스트를 초청해서 독립군가 연주를 요청한 적이 있다. 그 연주에 맞춰 독립군가를 열창했다. 그런 것도 하나의 융복합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연주와 작품이 융복합된 작업을 계속 해보고 싶다.

- 미술이나 예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표면이다. 그런 것들을 해체시켜주고 본질을 탐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작업이고 생각한다. 미술작품이라는 건 무엇을 지시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감각에 호소하는 것이다. 작품이 무엇을 가르친다기보다 작품을 통해 보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의 방향이다. 보는 사람들이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게 미술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글ㆍ사진=김효원 스포츠서울 기자 eggroll88@hanmail.net
작품사진=작가 제공
2015. 8. 24 ©Art Museum
<글ㆍ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권순왕 프로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및 동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연극영화전공 졸업.
2006년 <Rendezvous>(프랑스 파리 밀플라토갤러리) 展 등 다수의 단체전과 21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2004~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미술 스튜디오 1기, 2005년 국제교환작가 선정(국립현대미술관), 2005년 프랑스CEAAC 레지던시(스트라스부르크/프랑스), 2009~2010년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등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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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5/08/20 10:35:02 Posted at : 2015/08/19 16: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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