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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이용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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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이용백








오는 6월에 열리는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이용백. 경기도 김포의 작업실에서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했다.




“그동안 비용이 없어서 못해봤던 작업을 대규모로 펼치는 무대라고 생각”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이용백 작가(45). 회화는 물론 조각, 사진,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회, 정치, 실존 등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경기도 김포의 작업실에서 오는 6월에 개막하는 베니스비엔날레를 준비하며 수십 년만의 한파를 뜨겁게 녹이고 있는 작가를 지난 1월15일 만났다.

  이용백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가던 날은 유래 없는 한파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날이었다. 하얗게 덮인 눈밭에 우뚝 솟은 노출 콘크리트 작업실에서 작가는 베니스비엔날레 전시 준비에 한창이었다.

  작가는 “베니스비엔날레 전시를 구상하기 위해 지난해 말 비엔날레 전시장을 다녀왔다. 어떤 작품을 전시할지에 대해서는 대략 구상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의 큰 테마는 ‘일루미네이션’이다. 비엔날레는 참여 작가들에게 다섯 개의 질문을 했다. 예술 커뮤니티가 하나의 국가인가 아닌가, 어디서 집을 느끼는가, 미래의 언어는 무엇이 될 것 같은가, 예술 커뮤니티가 하나의 국가라면 어떤 법이 필요할 것인가 등이다.

  “이 질문을 받으면서 비엔날레 측의 생각을 읽었다. 아마도 주최 측은 노마디즘, 이데올로기의 종말 등에 대해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할 것 같지 않다. 나는 유럽 예술이 스스로를 노마디즘으로 평가하는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투어리즘적이다. 노마디즘은 돌아갈 곳이 없을 때의 이동이며 투어리즘은 잉여자본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유럽예술이 투어리즘이라면 우리는 ‘표류’ 같다. 의지 없이 떠도는 느낌이다. 또 한국관 전시장 안에 돛이 있어서 더욱 표류 쪽으로 생각을 굳히고 있다.”

  전시 출품작은 최종 세 가지로 가닥을 잡았다. 꽃무늬 군복을 입은 군인들의 퍼포먼스를 촬영한 비디오작업 ‘엔젤 솔저’와 커다란 거울이 소리를 내며 깨지는 ‘미러’, 그리고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있는 ‘피에타’를 골랐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피에타’


  ‘엔젤 솔저’는 군복과 사진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고, ‘미러’는 고가인 모니터와 컴퓨터 등 재료비 후원을 기업에 의뢰해놓은 상태다. ‘피에타’는 포즈를 조금씩 달리해서 10쌍을 제작 중인데 그 중 몇 개를 설치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다.

  세 작품 모두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군인들이 꽃무늬 군복을 입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엔젤 솔저’는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자기 자신이 죽은 자기 자신을 안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피에타’ 역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러’ 역시 마찬가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전시장 중에서도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전체 관람객의 70% 정도만 들르는 곳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입지적인 불리함을 딛고 시선을 모을 자신감이 충만하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작가가 나오고 독일은 무대미술가가 나온다. 대체로 전통 장르에서  벗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내 작업이 충분히 신선하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한다. 또 이번 출품작 대부분이 앞서 전시를 통해 검증받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반응이 올 거라는 걸 미리 가늠하고 있다.”

  작가는 비엔날레 자체 보다는 그 이후 전시로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엔날레 출품작 뿐 아니라 향후 작품에 관한 계획도 동시에 구체화시키고 있는 이유다.

미디어아트, 조각 등 다양한 장르 시도하지만 회화는 내게 집 같은 존재

  이용백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다. 회화에서 출발해서 조각, 미디어아트까지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작업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르마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미디어를 사용하면 사용하는 미디어마다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다. 비유해 말하자면 집을 떠나면 집 생각을 더 하듯, 회화는 내게 집과 같은 존재다. 내가 미술계에 데뷔한지 20년이 됐고, 외국에 1년에 10번 정도는 나갔는데 호텔에서 집 생각을 많이 한다. 다른 장르를 다루다 보면 오히려 더 잘 보인다.”

  그는 소위 386 세대다. 회화로부터의 일탈은 어쩌면 반항심으로 시작됐다. 당시 한국 미술계가 허락하는 미술의 범주가 협소했기 때문에 그는 갑갑증을 느꼈다. 예술에 있어 정치, 사회가 배제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은 그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백남준이나 요셉 보이스, 부르스 노만, 야니스 쿠넬리스 등 플럭서스 멤버들의 작품을 좋아했다. 그들이 예술을 통해 사회가 갖는 편견을 많이 깼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근본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반항심으로 다양한 매체에 대한 도전을 시도했고 그 반항심은 아직도 내면에 가지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예술은 자유로워지는 과정이고 그 과정을 유희처럼 즐긴다. 작품을 하나씩 완성한 뒤 들여다보며 즐기는 걸 좋아하는 작가는 장소가 협소해 기존 작품을 해체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경기도 김포시 포내리에 대규모 작업도 얼마든지 제작하고 보관할 수 있는  200평 규모의 작업실을 지었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이용백 작가의 작업실 외관


  “선배들을 보니까 50대 중반쯤 되면 작업실을 짓더라. 그런데 그때가 되면 늦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40대가 전시도 많고 왕성하게 활동할 때니까 큰 작업실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무리해서 지었다. 이리로 이사 오니까 주변에 철제, 스테인리스, 브론즈 공장들이 많아 작품 제작의 속도를 두 배 이상 낼 수 있게 됐다.”

  베니스비엔날레를 마치고 나면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 ‘컬처 월’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에 대해 갖는 콤플렉스를 꼬집는 작업이다. 구상은 3년 전부터 해왔고 이제 작업에 들어갈 단계다.



엔젤 솔저, 2005, HD영상, 17min

  “모차르트처럼 아이디어가 어느 날 갑자기 떠올라 명작을 남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한 작업이 구체화되는데 몇 년 걸린다. 나는 하나만 생각하지 않고 동시 다발로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작가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다.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상상하고 판타지에 빠져있을 때가 가장 좋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면 돈도 필요하고 여러 가지가 따라야 하는데 그때부터는 피곤한 일들이 엄습해 온다.”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알리고 있는 이용백 작가의 수십 년 후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예술가로 죽고 싶지는 않다. 한 예술가에게 핵심적인 대표작들은 30~40대에 다 나온다고 생각한다. 60대 이후에는 생태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다. 바다를 좋아하니까 수중촬영도 하고 낚시도 하면서 그렇게 여생을 보내고 싶다.”



김포|글 ‧ 사진=유은정 객원기자(프리랜서) eunjung@artmuseums.kr
동영상 촬영=전정연 기자 funny-movie@hanmail.net
2011. 1. 24 ©Art Museum
<글ㆍ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이용백 프로필>
  1966년 경기도 김포 출생. 홍익대 서양화과 졸업.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회화ㆍ조각과 졸업.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 작가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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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1/01/21 10:53:39 Posted at : 2011/01/20 13: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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