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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김승영 - Reflections』展 (~12월16일 사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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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전시

『김승영 - Reflections』展
(~12월16일 사비나미술관)



사비나미술관 2층 전시장 ‘Reflection’ 설치 장면. 이 설치 작업은 철창 안에 두려움, 분노 같은 단어가 새겨진 벽돌을 쌓아올렸다.



  자아성찰과 소통을 주제로 오랫동안 고민해 온 설치작가 김승영 작가가 오는 12월16일까지 사비나미술관에서 ‘Reflections’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 서울에서는 4년 만에 여는 이번 개인전에는 입체 및 공간 설치 작품 7점이 전시된다.

  1980년대부터 물, 이끼, 숯, 돌, 낙엽 같은 자연물과 빛이나 사운드, 기계장치 등을 이용한 설치 작업을 이어온 김승영 작가는 변화무쌍한 현대미술계에 흔들림 없이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견고히 구축하고 있다.

  뭐든지 쉽고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시대에 김승영 작가의 작품은 느리다. 기존 작품을 전시하기보다 매번 전시가 시작되면 벽돌에 글을 새겨 쌓아 올리고 전시가 끝나면 분해하는 식이다. 그런 작가의 마음과 통해서인지 그의 작품은 좀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되고 보는 이도 모르게 사색에 빠지게 된다.

  이번 전시는 김승영 작가가 1996년에 연 첫 번째 개인전과 같은 제목인 “Reflections”라는 타이틀로 꾸며졌다. 한국어로 반영(反影), 반성(反省) 둘 다 쓸 수 있는데 과거에는 좀 더 폭 넓은 개념에서 반영이란 의미가 짙었다면 이번 전시는 개인적인 성찰이나 반성의 의미가 강해졌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느껴지는 감정들에 집중했다. 또한 표현적으로도 쇠사슬이나 청동 등을 이용한 새로운 작업들이 소개됐다.

작품 소개
  전시장에 들어서면 정면 왼편에 좌대위에 올려 진 반가사유상 형상의 작품 ‘슬픔’이 보인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제껏 알고 있던 반가사유상과는 그 모습이 조금 다르다. 불상의 손이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마치 눈물을 닦는 것처럼 보인다.
 ‘부처의 마음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째서 슬퍼하는 것일까? 혹시 어수선한 지금의 우리 상황에 부처조차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닌가하고 물었다.



슬픔, 2016, 브론즈, 42(w) x 50(d) x 88cm(h)


  작가는 “물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늘 슬픈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지금 한순간이 아니라 전체적인 슬픔을 표현하고자 했지만 그 슬픔을 해석하고 느끼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Reflection, 2016, 글자가 새겨진 고(古)벽돌, 철, 물, 모터장치, 192(w) x 650cm(h)


  1층 전시장 오른 쪽으로는 벽돌 우물과 그 안에서 열심히 무언가 건져 올리고 있는 쇠사슬로 구성된 작품 <Reflection>이 보인다. 1~2층 사이 뚫린 공간에 하나의 작품으로 설치된 작품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우물에서 무엇을 그리 열심히 들어 올리는지 보니 우물을 이루는 벽돌에 불안, 공포, 두려움, 그리움 같은 단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작가는 “‘나는 감정의 노예다.’ 라고 말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감정이란 마치 근육처럼 많이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되고 만다고 생각한다. 인간이란 풍성한 감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교육이나 문화, 풍습 때문에 그것을 억제하며 살아간다. 예를 들면 ‘사나이는 울면 안 된다.’ 같은 편견 때문에 눈물이란 건강한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식이다. 이 우물은 그런 다양한 감정들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뇌, 2016, 저울, 쇠사슬, 35(w) x 31(d) x 42cm(h)


  <Reflection> 바로 앞 쪽에는 마치 박물관 유물처럼 보이는 <뇌>가 전시됐다. 쇠사슬로 뇌의 형상을 만든 뒤 대침을 꽂은 오브제를 오래 된 저울 위에 올려놓은 작업인데 저울의 바늘이 ‘0’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2층 전시장을 보면 한 면에 철창이 세워져 있다. 1층에서부터 2층까지 한 작품으로 연결된 이 설치 작업 안으로 들어가니 단어가 새겨진 벽돌이 쌓여있다. 작가는 일부러 스텝들이 벽돌을 쌓게 하고 중간 중간 질투, 죽음, 분노 같은 단어를 심으면서 스스로의 개입을 최소화했다. 작가가 처음부터 직접 벽돌을 쌓고 단어를 조합하려고 하니 자꾸 이성적인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의 나열들은 보는 이에 따라 철창 안에 갇혀 있기도 하고 보호 받기도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쓸다, 2016, 혼합재료, 사운드(by 오윤석), 가변크기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니 전시장 입구가 벽으로 가로막힌다. 그리고 그 틈새를 들여다보면 텅 빈 공간에 빗자루 질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작가가 빗자루 질하는 행위를 녹음한 사운드 작업 <쓸다>다. 생활 속에 일어나는 하찮은 소음에 불과하지만 가만히 듣다보면 마음 속 번뇌도 함께 쓸어버릴 듯한 기분이 든다.
 
  지하전시실까지 관람을 마치고 다시 1층으로 올라오니 맨 처음에 봤던 <슬픔>이 다르게 보인다. 처음에 슬퍼 보이기만 했던 불상이 다시 보니 눈물을 닦아내고 평정심을 찾아가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 <사진제공 사비나미술관>
(02)736-4371

전정연 기자 funny-movie@hanmail.net
2016. 11. 14 ⓒArt Museum
<글ㆍ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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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6/11/10 16:18:46 Posted at : 2016/11/08 18: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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